- 특별하진 않아도 왕도를 걷는 차원이동판타지
처음 이 책의 시놉시스를 봤을때는 웬 시대에 뒤떨어진 차원이동물인가 싶었습니다. 차원이동물의 유행도 과거 검판소에서 겜판소, 시판소를 넘어 현재는 우판소로 넘어가고 있는데 이 작품은 故 J.R.R 톨킨옹의 고전적인 세계관을 기반으로한 검판소(검/마법 판타지) 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구매하게 된 까닭은 문득 지나가버린 20년 전 유행이 다시 돌아온 듯한 복고감각의 향수가 느껴졌고 웬만해서는 문고화는 커녕 인터넷 연재조차 어려운 초레드오션 장르가 이렇게 한국에 로컬라이징이 될 정도라면 아무래도 뭔가 다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1권을 완독한 지금 이 작품에 대해 느낀 점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기본에 충실하며 실수가 없다' 라는 것 입니다. 우리나라 소설계에서는 쓰면 일단 까고 보는 이계+환생+먼치킨+기연을 전부 포괄하고 있지만 중2병적 요소만은 깨끗이 덜어낸 의외로 준수한 차원이동판타지물 입니다.
1. 전생 전의 인생이 굉장히 암울했지만(돼지오타쿠+방구석폐인+30살+무직) 2. 전생 후에도 전생 전 기억을 모두 가지고 있고 3. 전생 후 태어난 가문이 상당히 괜찮은 편이며(귀족) 4. 전생한 몸이 육체적으로 상당한 지능과 마법적 재능을 타고 났고(탄력성장하는 마력보유량 및 준수한 외모) 5. 부모의 직업이 거의 최상위 계층이며(기사이자 검술의 고수인 아버지, 마법사이자 회복마법에 능통한 어머니) 6. 집에서 붙여준 가정교사가 독특하며 뛰어난 인재이고(혼혈마족 여성이자 뛰어난 마법사) 7. 여자소꿉친구가 엘프혼혈종 입니다
되바라진 주인공을 앞세워서 독자가 예상할 수 있는 모든 즐거움을 시기적절하게 하나씩 풀어놓는 작가의 솜씨가 상당히 절묘하며 식상해지는 포인트가 많은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이렇다할 약점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마치 어떤 아름다운 '공식'에 의해서 이야기가 흘러가고 있는 듯한 작품입니다. 비슷한 류의 다른 차원이동물을 읽을 때 느꼈던 부족한 점들에 대해 '한 발' 앞서 설득 당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지요. 앞으로의 스토리 진행에 있어서도 지금과 같은 안정적인 필력을 유지해 독자의 욕구를 잘 만족시켜준다면 차원이동물의 왕도로써 어느정도 소장가치가 있는 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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