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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변 잡기 (雜記)/서브 컬쳐

플라네테스 후기

by UTPasiirs 2014. 8. 31.

- 우주로 향하는 인류의 사실적인 미래상

 

2003년도에 방영된 S.F 애니메이션입니다. 지금보아도 세월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현실적이고 세련된 표현을 보여줍니다. 흔히 우주 S.F라고 하면 레이져총을 쏘거나 로봇을 타고 날아다닌다거나 하는걸 떠올리는데 이것은 순수하게 '사람'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습니다.

실제로 매 화 시작하기 전에 나레이션으로 '우주의 쓰레기가 문제가 된 시대의 이야기' 라고 서두를 꺼내고 본편으로 들어갑니다. 우주개발사업을 통해 인류가 갓 목성권으로 진출하려는 시대, 우주에 버려지는 수많은 산업 폐기물들에 의한 충돌사고 방지를 위해 새롭게 생긴 직업인 이른바 우주 쓰레기(Debris) 청소부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죠.


단순히 우주의 쓰레기를 치우면서 1차원적인 환경보전에 대해 어필하는 내용이었으면 소개 할 여지조차 없었겠지만 이 애니메이션은 '우주로 진출한 인류에게 요구되는 새로운 인간성'에 대한 하나의 명제를 놓고 수 많은 사건을 던지면서 그 내용을 인간적이면서도 진지하게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달 자원의 분배 및 목성개발 계획에 관한 선진국, 개발도상국간의 이권문제, 무분별한 개발 및 영토 확장에 의해 무시되는 인간의 존엄성 등과 같은 문제를 놓고 결국 이 애니메이션은 '타나베 아이'라는 여주인공의 모습으로써 어떤 방향성을 제시하는데, 그 과정에서 자신의 사랑과 신념을 사고를 통해 모두 잃어버렸지만 결국 똑같은 우주공간에서 새롭게 깨달음을 얻은 '유리 미하일로코흐', 균형적으로 성장한 인간의 모습을 상징하지만 여전히 약점(흡연중독)에 매여 사는 '휘 카마이클', 현실에 안주하여 하루하루를 살아가지만 마음속 한구석에 믿음과 정의를 간직하고 살아가는 '엘빈트 라비','필립 마이어스'  인간 평등을 앞세워 신념을 입에 담지만 되려 그 과정에서 타인의 생명을 경시하는 모순에 빠져드는 '하킴 아슈미드','클레어 론드' 지구가 아닌 달에서 태어난 새로운 인류의 상징 '노노' 같은 인물들이 서로 다른 인간군상을 대표하며 적절한 하모니를 이끌어냅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사람이라는 것은 끊임없이 누군가와 연결된 존재이며 그것을 연결하는 것은 사랑'이라는 결론을 여주인공인 '타나베 아이'를 통해 혼자서 무한히 고독해지려하는 인간, 즉 호기심과 욕망에만 사로잡혀 인간성을 잃어가고 있는 인류를 대변하고 있는 주인공 '호시노 하치로타'에게 전달하는 모습을 그려내어 인류가 비록 우주로 진출하는 시대에서도 결코 잊지말아야 할 중요한 가치란 무엇인가에 대해 간접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플라네테스' 아이캣치에서 우리말로도 제시한 '헤메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곱씹어보면 정말 적절한 제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야기 속 시대배경은 2075년, 현재 2014년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입장에서 얼마 멀지 않은 미래이기도 하고 실제로 이야기 속 주인공들이 반세기 안에 태어날 누군가의 또 다른 미래의 가능성임을 상상하며 보면 더욱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명작에 반열에 오른 숨겨진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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